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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이 글은 젠장으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수영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죠. 그것은 수영을 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물이 무서웠죠. 정확히 물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사실이 무서워 수영과 스쿠버다이빙 등을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서울비의 말에 의하면, 물의 깊이를 알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물을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 예를 들어 세수하기 위해 받아둔 물은 사람들이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 저도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수영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다이어트도 겸하고, 더운데 물에 있으면 운동하다 수영장에 몸을 담구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한번도 겨드랑이털(소위 겨털)을 민 적이 없습니다. 보통의 여성은 나시를 입을 때 겨털을 밀지요. 반면 저는 나시를 별로 안좋아하는데다가 여름에도 소매가 있는 옷을 입다보니 겨털따위 신경쓰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아아. 그런데 수영장을 가는데 겨털을 안미는 것도 좀 그렇더라고요. 사실 첫날은 밀지 않고 용감하게 갔는데, 50대 아줌마들도 겨털을 민 것을 보고 구설수에 오르지 않으려면 밀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밀려고 하니 드는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는데, 왜 여성만 겨털을 밀어야 하는가였습니다. 여자 농구선수는 미는데, 남자 농구선수는 안미는 것에 대한 불만 같은 것이었죠. 여성의 털이 왜 징그럽고 민망한 것이어야 할까요. 겨털이 겨드랑이에 붙어 있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일텐데요. 물론 박태환 선수가 겨털을 미는 관계로 요즘 겨털을 미는 남성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이번에 금메달 따고 손을 뻐쩍 드는데 그의 겨드랑이는 말끔하였어요.) 그래도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수영장에 가니 다들 미는데. -ㅁ-;;;

용기내어 화장품 가게에 갔습니다. 제모관련 제품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30대 초반의 젊은 가게 주인이 어디를 제모할 것이냐 물어봐서 아주 민망해 하며 "겨털"이요. 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면도기를 추천하더군요. 왁스는 기본 짧은 털을 관리하는 것이고(심지어 왁스를 잘라서 손가락 털을 뽑는 여인네도 있다는군요.), 크림이나 면도기를 쓰는 게 좋은데 크림은 예민한 피부에 좋지 않다면서요. 그래서 집에 와서 본격적으로 겨털을 밀었지요. -ㅁ-;;;

어제 이런 이야기를 아는 여자 후배와 나누다가 그녀가 "그런데 언니네 수영선생님은 겨털을 밀었냐?"고 묻더군요. 흐흐흐. 오늘 수영장 가서 보니까요. 나의 수영쌤은 겨털을 밀지 않았어요.

정말 여성들은 겨털을 밀어야 하는 걸까요. (댓글 환영!)

200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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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서울비
    2008.08.12 23:14 신고
    내 생각에 이 문제는 말이에요.

    엄청난 연구가 필요한 글이라구 ㅋㅋ ..

    여기에 대해서 쓴 기초자료들은 없는 걸까? 이갈리아의 딸들에는 겨털 얘기는 안나오남?
    • BlogIcon 희깅
      2008.08.13 16:52 신고
      아 어려워.
      겨털과 관련해 성공회대 여성주의 저널에 실린글이 있긴한데, 겨털이라기보다는 여성의 털에 대한 문제랄까.

  2. 2008.08.13 14:19 신고
    그래 웃겨.
    그냥 나만 튀기 민망해서 미는 경우인게지.
    근데 난 남자건 여자건 털이 없는게 예뻐보이긴 하더라.
  3. BlogIcon coooolj
    2008.08.13 16:46 신고
    여기! 겨털이 거이 없다시피한 1인!
  4. 열무물국수
    2008.08.13 17:01 신고
    난 털 좋다고 봄. 근데 내 여자친구가 수영장 간다고 하면 나도 밀라고 할 것 같음. 징그럽고 민망하다기 보단 머랄까 딴놈들이 내 여친의 털 쳐다보는 거 싫음.
  5. BlogIcon coooolj
    2008.08.14 11:07 신고
    남친이 하얀 수영복을 절대 입지 말라고 했던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나보네용;;
  6. BlogIcon [rata]
    2008.08.14 22:59 신고
    이 블로그에서 보아 온 것 중에 가장 반응이 뜨거운 글인 듯!

    저도, 민소매를 안 입는 덕에 자주는 아니지만,
    그조차도 신경 쓰여서 가끔씩 민답니다 ㅎㅎ
    • BlogIcon 희깅
      2008.08.18 13:27 신고
      내가 생각해도 그런걸.
      좀 체계적으로 생각해서 다시 쓰고 싶은 욕심도.
      남자는 면도기로 미나?
    • BlogIcon [rata]
      2008.08.19 23:31 신고
      저의 경우엔,
      여성들이 눈썹 다듬을 때 주로 쓰는 그 칼(?)로...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군요,
      일단 주변에 미는 사람이 있는지조차..
  7. BlogIcon 신어지
    2008.08.16 13:23 신고
    <색, 계>에서 탕웨이는 겨털을 밀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보기 좋았었고요. ^^
    • BlogIcon 희깅
      2008.08.18 13:27 신고
      이번에 넥스트플러스 여름상영때 해서 보려다가 말았는데
      아~ 궁금하군요.
  8. 행인
    2008.08.26 20:03 신고
    박태환 선수가 털을 민 것은 과학적으로 저항을 덜 받기 위해서 랍니다;
  9. 우키키
    2008.09.07 20:18 신고
    여자 겨털...
    있는게 난 더 매력적이던데..?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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