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종의 무게를 이기고 나비처럼 비상하리. - 장-도미니크 보비
영화의 마지막 자막이다. (영화의 자세한 줄거리는 패스패스;;;;) 흐릿한 초점, 장-도의 시선에서 시작한(1인칭시점 촬영기법을 도입한) <잠수종과 나비>는 점차적으로 3인칭 시점으로 시각을 확대해갔다. 처음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던 그가, 타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장-도의 시선으로 끝이 났다. 간간히 잠수종에 갇힌 장-도의 모습과 마치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나비가 나는 모습은 그의 감정을 표출하기 충분했다. 잠수종은 그의 육체였고, 나비는 그의 영혼이다. 최고의 위치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에 대한 고통.
집에 오는 길 생각난 영화는 <오아시스>. 비장애인 배우가 장애인 연기를 했다는 공통점에서일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오직 왼쪽 눈이었던 장-도를 연기한 배우 매티유 아맬릭는 육체의 불편함을 직접 느끼고, 눈알을 굴리고 깜박거리기만 했는데, <오아시스>에서 문소리를 통해 내가 받았던 느낌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연기를 하면서 그는 진정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어쨌든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한다.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법을 느끼지 않을까. 다시 보고 싶구나.
1) 한국에서도 장-도미니크 보비의 소설이 있더라. 잠수복과 나비(동문선/1997)였는데, 사볼까?
2)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런 시각에서 영상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3) 이 영화를 찍은 감독 줄리앙 슈나벨은 화가이자 감독이라고 한다. 99년에 줄리앙 슈나벨이 연출한 <바스키아>를 봤는데, 보면서 너무 고통스러웠더랬다. 바스키아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화가이기도 하고, 그의 일생은 참 불행하게 끝났는데, 그러고 보니 줄리앙 슈나벨은 실존 인물, 그것도 예술가에 대한 영화를 계속 만들고 있구나.
4) 갑자기 생각난건데, <잠수종과 나비>에 벨벳언더그라운드의 pale blue eyes가 나왔는데. 순간 영화 <접속>이 뿅하고 지나갔다. 쓸데없는 학습효과라니.
2008.2.17
+ 이날 <화성아이, 지구아빠>도 봤는데, 이 이야기는 <빨간풍선>도 보고 나서 쓰련다. -ㅁ-;;; (아 보고 왔는데, 그냥 따로 쓸걸....;;; 여튼 따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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