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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린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수단이기 때문에, 야만이 아니다. 저항은 폭력이 아니다. 저항은 사람들이 연대하는 방식이며, 생존하는 방식이며, 희망을 만드는 방식이다.”
- 「여는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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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요지경이다. 돈 있는 사람이 뭐든지 다 잘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좋은 학교에 돈있으면 수월히 갈 수 있고, 돈없으면 꿈만 꿔야 하는 세상이다. 이명박 정부는 영어교육의 공공성을 주장하며 새로운 영어교육제도를 만들겠다, 영어로 타 교과까지 수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분명 그 뒤에는 ‘학원ㆍ과외의 유혹’이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뒤따를 것이 당연한 데 말이다.

대형마트의 계산원들이 대량으로 해고됐다. 회사가 해고가 아니라 계약이 해지된 것이라고 주장하든 말든, 계산원들은 한순간 거리로 나앉아버렸다. 이 뿐만 이겠는가. 비정규직의 부당한 처우에 반대하며 분신한 노동자들도 있다. 자식처럼 키우던 농산물을 제값에 팔지 못해 농약을 마시는 농민들도 있다. 오늘도 어디선가 다니던 직장에 출근하지 못한 채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거리며 새 직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바닥으로 치달아 어느 추운 역사 주변에서 소주를 마시다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세상은 요지경이다.

여기서, 잠깐! 질문 한 가지, “그러면 왜 정리 해고를 하는가?” 이 질문에 이갑영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렇게 답한다. “경쟁력 확보가 목표이다. 그런데 힘없는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쉽겠지만, 현장 경험이 풍부한 숙련 노동자들을 쫓아내고도 경쟁력이 좋아지는지는 따져 봐야 한다.” (84쪽)

<자본주의에 유죄를 선고한다>의 저자인 이갑영 교수는 2002년 이후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기고한 글들을 모아 ‘자본주의에 유죄를 선고’했다.

자본주의, 대체 너는 누구냐

모든 상품은 화폐로 대체될 수 있다. 책 한 권, 신발 한 켤레, 무늬가 아름다운 머그컵 한 개 등은 1만원이라는 화폐가치로 표현된다. 그러나 그 위치가 바뀌면, 화폐는 모든 상품을 대변하는 가치가 된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화폐가 오직 교환의 수단으로서만 작용되지 않는다. 화폐는 다시 더 많은 화폐를 벌어들여야 한다. 그것이 이윤이고 그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삶을 피폐해진다.

“자본주의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과잉생산이 심하니 위기감은 확대재생산 될 수밖에 없다. 이즈음에서 미국이 무수한 비판을 무릅쓰고 침략 전쟁을 일으킨 이유가 느껴진다. 전후 복구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 나라마다 결사적으로 달려드는 것도 똑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반전운동이 지구를 덮고 있지만 근본 문제는 자본이다. 이윤을 위해서 전쟁하는 세월, 아직도 우리는 사람의 세상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50쪽)

반자본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문제의 근원으로 자본주의를 꼽았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반자본주의 에세이집’.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모든 운동에 대해 단소리만 하지 않는다. “노동자 단체들은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챙길 여력은 없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내뱉고, “실업자가 현역 노동자를 압박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를 압박하듯이, 이주 노동자들은 국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압박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은 국적 노동자들이 외면할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른다”는 설명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이갑영 교수는 책 마지막에서 <자본>을 왜 읽어야 하는지, 현실을 넘어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불굴의 저항 정신을 보여준 로자 룩셈부르크를 기억해야 하는지, 21세기 새로운 대안은 무엇인지 과제를 던져준다.

학점에, 취직에 문제가 될까 강의도 골라듣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맑스주의를 가르치며 “자본주의는 스스로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이갑영 교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 자본주의에 유죄를 선고한다 / 이갑영 / 박종철출판사 / 1만원

- 프로메테우스(http://www.prometheus.co.kr)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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